'프레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2/05 나는 제대로 보고 있는 걸까? (1)
  2. 2012/01/17 인간은 과연 합리적인가? (2)

<상황 A>
평소에 보고 싶었던 뮤지컬 공연 티켓을 5만 원에 구입했다.
그런데 극장 매표소에서 지갑을 확인하니 오는 도중에 티켓을
분실했음을 알게 되었다. 현재 극장에는 잔여 티켓이 남아 있고
지갑을 확인하니 티켓을 살 만큼의 돈이 들어 있다. 5만 원을
주고 다시 티켓을 구입하겠는가?


<상황 B>
평소에 보고 싶었던 뮤지컬 공연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했다.
극장에 도착하여 티켓을 구입하려고 지갑을 열어보니 오는 도중에
현금 5만원을 분실했음을 알게 되었다. 현재 극장에는 잔여 티켓이
남아 있고, 지갑에는 표를 살 만큼의 돈이 남아 있다. 5만 원을 주고
티켓을 구입하겠는가?




연구에 따르면 다수의 사람들이 A의 경우에는 표를 사는 데 주저하지만

B의 경우에는 흔쾌히 표를 산다. 두 경우 결국 주머니에서 10만원이
빠져나간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같지만 미묘하게
다른 두 상황은 심리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A의 경우 사람들은 '뮤지컬 공연비'라는 항목에 10만원이나 지출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뮤지컬 보는데 10만 원이나 쓰다니'라고
생각하여 표 구입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반면 B의 경우 분실한 현금 5만원과 표를 사는데 드는 5만원을 별개의
항목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표 한장에 10만원을 지출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결국 현상을 두고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그에 따른 행동이 달라지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처럼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마음의 창을 프레임이라고 이야기한다.

 '프레임(21세기북스)'의 저자 최인철 교수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인 '프레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프레임이라는 마음의 창을 통해 보게 되는 세상만을 볼 뿐이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프레임을 통해 채색되고 왜곡된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처럼 같은 현상을 보고도 사람마다 서로 다른
프레임으로 받아들인다. 한쪽 진영에서는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사람을
반대편 진영에서는 '자유의 전사'라로 부른다. 누군가는 낙태를 '선택의
권리'(찬성) 라고 말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생명의 권리'(반대)라고 말한다.

이렇게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의 창인 프레임을 통해 자신만의 관점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우리
각자의 프레임 역시 항상 일관되지 않고 사소한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위의 상황에서도 결과적으로는 같지만 사소한 상황의 차이가
다른 프레임을 만들어냈고, 결국 다른 행동으로 이어졌다.


최인철 교수는 책에서 '프레임으로 인한 이러한 마음의 한계에 직면할 때
경험하게 되는 절대 겸손, 이것이 지혜의 출발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과연 자신이 제대로 보고 있는지를
의심하는 것 자체가 지혜의 출발점인 것이다. 

우리는 정답이 있는 문제를 빨리 푸는 사람을 똑똑하다고는 하지만
지혜롭다고 하지는 않는다.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좋은 답안을
제시하는 사람을 우리는 지혜롭다고 한다.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보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프레임,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프레임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하여 하나의 현상을
다양한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사람, 그로 인해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과 생각을 묶어내 올바른 답안을 제시하는 것을 두고 우리는 지혜롭다고
표현한다.

세상을 완벽하게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인식하는 것, 과연 얼마나 제대로
보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이 지혜의 출발점이다. 

보는 것에서 생각이 시작되고 행동으로 끝난다. 결국 얼마나 제대로 보고 
있느냐에 따라 생각의 넓이와 깊이가 결정되고, 올바른 행동으로 이어진다.
모든 것은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럼으로 나 자신이 과연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끊임없이 묻는 것이 지혜에 한발 더 다가서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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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창조적 부적응자


 영화 스타트랙에 등장하는 스팍 선장은 감정에 휘둘리는 법이 없고, 매순간 냉철히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며 행동한다. 선택에 직면할 때마다 이익과 손실을 정확히 계산하여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그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거나 담배를 끊고 살을 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을 행동으로 쉽게 옮기고 반드시 지켜내는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의 우리는 스팍 선장과 너무나 다르다. 우리는 감정에 휘둘려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이득과 손실을 잘못 계산해 손해를 보기도 한다. 새해가 밝을 때마다 담배를 끊고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실패한다.



 경제학은 인간의 경제활동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경제학에 등장하는 수많은 정교한
이론의 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전제가 있다. 경제학이 전제로 하는 인간상인
경제적인 인간은 인지나 판단에 대해 완전히 합리적이며, 의지가 굳고, 오직 자신의
물질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마치 스타트랙에 등장하는 스팍 선장처럼 말이다.

 그러나 굳이 다시 말하지 않아도 현실의 인간은 경제학에서 전제로 하는 인간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경제학의 이론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 때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학자조차도 예측에 실패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경제학을 필요악이라고 말할 정도다.

 물론 경제학의 이론은 규범적이라는 변명이 있다. 즉
이론이 제시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면
합리적이라는 것이지 
실제로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행동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제학은 학문의 특성상 실제 인간의 행동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인간의 선택 행동에
몇 가지 가정을 하고 그 가정이 옳다는 전제하에서 이론을 전개한다. 그러나 이것이 곧
경제학의 한계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린스턴 대학의 다니엘 카너먼 교수다.
그런데 이분은 심리학 교수다. 즉 심리학 교수가 경제학자들이 받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것이다. 이분의 공로는 주류 경제학이 가정해 온 경제적 인간(스팍 선장 같은 인간)이
실제 현실 세계에서는 맞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실제 인간의 행동을 고려하지 않은 기존 경제학에 대한 대안으로 인간의 선택과
판단에 대한 심리학의 연구 결과를 접목해 더욱 현실적인 경제학으로 재탄생하는데
결정적인 공로를 한 것이다. '경제학 + 심리학 = 행동경제학' 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탄생에 큰 기여를 한 것이다.

 행동경제학에 등장하는 인간은 현실의 우리와 너무나 닮아 있다. 상황에 따라 선호가
바뀌고 이득과 손실을 정확히 따지지 못해 잘못된 선택을 내리고, 현재의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지 못해 미래의 열매를 놓쳐버리는 등, 너무나 많은 점에서 나약하고 비합리적인
실제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에서 밝혀낸 인간의 비합리성을 보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인간은 비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 밝혀진 것
뿐이다. 즉, 인간은 제한적으로 합리적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은 '예측 가능하게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이다. 이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

 사실 우리 모두는 심리학자다. 인간관계를 맺고,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하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고객들이 이런
제품을 좋아할 거라고 예측하고, 마케팅 담당자들은 사람들이 자사의 제품광고를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그렇게 예측하고 행동하는 이면에 깔린,
인간에 대한 가정이
상당부분 틀렸다는데 있다.
우리는 대부분 무의식 중에 인간이란 경제학에 등장하는
경제적 인간(스팍 선장)처럼 완전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가정한다. 때문에
우리의 예측은 대부분 빗나간다.(물론 복합적인 원인들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인간에 대한 잘못된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경제학이 이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현실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의 예측은 머릿속에서는 완벽하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빗나간다. 엔지니어는
고객들이 자사 제품의 뛰어난 기술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한탄하고, 마케팅 담당자들은
고객들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것에 분노한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대로 인간은 '제한적으로 합리적'이다. 그리고 '예측 가능하게
비합리적'이다. 지금까지 심리학 연구 성과로 인간이 어떻게 제한적으로 합리적인지,
어떻게 예측 가능하게 비합리적인지 상당 부분 밝혀졌다. 즉 인간에 대한 보다 올바른
이해가 가능해진 것이다. 

아래 질문에 답해보자.

희귀병이 발생하여 600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 질병을 박멸하기 위해
정부는 두 가지 프로그램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A : 200명은 살린다
B : 600명 모두 살 수 있는 확률 1/3, 모두 살 수 없는 확률 2/3

보기의 내용을 살짝 바꿔보겠다. 당신의 선택은?

A : 400명이 죽는다
B : 모두 사망하지 않을 확률 1/3, 모두 사망할 확률 2/3  


 사실 위의 보기는 결국 전부 같은 말이다. 그러나 프레이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첫번째의 경우
'A : 72% 선택 / B : 28% 선택',
두번째의 경우 'A : 22% 선택 / B : 78% 선택'의 결과가 나왔다. 똑같은 내용에
대해 말을 살짝 바꿨을 뿐인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비합리성을
보여주는 예시 중의 하나인데 손실 회피성이 발동해서
일어난 일이다.  인간은 똑같은
가치라도 이익보다 손실을 2배 이상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똑같은 가치라도
이익이 아니라 손실인 것처럼 프레이밍 되면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통계 데이터를 어떻게 프레이밍해야 할지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매우 중대한
정치적. 경제적 영향을 끼친다.'   -콰트론과 트버스키


 인간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합리적이지 않다. 인간은 제한적으로 합리적이며
예측 가능하게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의 제한적 합리성과 예측 가능한 비합리성을
배우고 이해함으로써 인간을 좀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세상에 대한 통찰력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Posted by 창조적 부적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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