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상황에 지배당한다."
슬프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뿐,
상황의 지배를 받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른다.
하지만 우리가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인간의 불완전한 면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상황의 힘과 이를 극대화하는 인간의 심리기제를
기억하고 있다면 그것을 역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상황에 지배당하지만 그러한 상황을 바꿀수 있는 것 역시 인간이다.
"인간은 상황을 지배할 수 있다"
상황을 좌우하는 사소한 포인트를 찾아내서 전체 상황을 바꾸는 기적을 만들어 보자.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한 남자가 하늘에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손짓을 하며 바라보고 서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자를 무시하고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두 명의 남자가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도
역시나 사람들은 무시하고 지나쳐 간다. 하지만......
3명의 남자가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무심히 지나가던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 사람이 되자
상황이 급작스럽게 바뀌었다. 고작 한 사람이 더 늘어
났을 뿐이데 사람들은 상황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이처럼 작은 상황요인의 변화가 전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소한 변화가 하늘을 쳐다보게 만드는 것처럼 무의미한 행동을 이끌어 낼 수도 있지만
생명을 구하는 행동 역시 이끌어 낼 수 있다.
지하철이 플랫폼에 도착하는 순간, 한 승객이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강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순간, 누군가 지하철을 함께 밀어보자고 외치고는 혼자서 지하철을 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두 명, 세 명이 함께 밀기 시작하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승강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지하철을 밀기 시작했고, 결국 33톤의 전동차를 움직이는 기적을 일으켰다.
처음 지하철을 밀기 시작했던 한 사람, 그리고 두 사람, 세 사람의 힘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던
사람들을 움직였고 결국 상황을 바꾸었다. 우리는 상황에 지배당하는 평범한 인간이지만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 역시 우리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상황에 종속되어 있는 게 우리 인간이지만, 동시에 소수가 전체 상황을 바꿀 수도 있는
능동적인 행위자들이라는 겁니다. 그걸 기억할 필요가 있죠."
다른 상황을 살펴보자.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 엄마와 아기가 소풍을 나왔다. 아기를 데리고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낯선 남자가 다가와서 가방을 뒤지더니 가방을 가지고 가버린다.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도둑을 알아챈 것 같았는데 이내 무심하게 고개를 돌려 버린다.
이것을 보고 세상이 점점 각박해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상황을 조금 바꿔보자.
엄마는 자리를 비우기 전, 옆에 있던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물건을 잠시만 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같은 상황이 발생했지만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학생은 가방을 들고 달아나는 도둑을
끝까지 쫓아가 가방을 되찾아 왔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변해간다고 하지만 사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게 만들어져 있다. 신생아들은 다른 신생아들의 울음소리에는 따라 울지만
자신의 울음소리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가 이타적인 행위를 할때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이 밝혀졌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타적인 것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변해간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우리를 둘러싼 상황들이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간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상황의 힘과 그에 따른 여러 심리기제가 이타심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주느냐에 따라서 평범한 우리가 악인이 될 수도 있고, 영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상황의 힘에 좌우되는 불완전한 인간이지만, 그러한 상황을 만드는 것 역시 우리 자신이다.
참고 : <인간의 두얼굴>, EBS 다큐프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