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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5 인간은 상황에 지배당하는가? [1/3] (1)



당신은 교실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10분동안 시험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갑자기 문틈 사이로 연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놀란 당신은 주위를 둘러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문제만 풀고 있다.
이 상황에서 당신의 선택은?



위 실험은 한 TV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실험으로 한 사람의 피실험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연기자들이다. 그들은 연기가 들어와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실험이 시작되고 연기가 들어오자 아무것도 모르는 피실험자는 당황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여기서 나가야 되는게 아닐까?' 당신은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놀랍게도 4 번이나 되풀이된 실험에서 모든 피실험자들이 방을 나가지 않고
끝까지 앉아 문제를 풀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다른 사람들이 다 가만히 있어서 같이 안 나간 것 같아요"
"여러 사람이 섞여 있으니까 혼자 나서기가 좀 눈치 보였어요"
"솔직히 말해서, 다 안 움직이니까요"



192명의 사망자와 148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
화재가 난후 사람들에게는 10분이라는 탈출 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기가 스며 들어오는 객실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렇게 연기가 심하지는 않은 걸로 기억하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가만히 있었고...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은 있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가만히 있었어요"


낯선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적절한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우리는 함께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살피고 그대로 따라하는 경향이 높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즉, 애매하고 불확실한
상황에 놓일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 근거와 합리성을 타인과 집단으로부터 얻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위의 실험에서 만약 피실험자가 혼자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끝까지 다른 사람들과 남아 있었던 피실험자들과 다르게 혼자서 상황에 직면한
피실험자들은 즉각적으로 방에서 뛰쳐나왔다.
어떠한 상황에 있느냐가 사람들의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지만 충격적인 실험을 보자.
1971년 8월,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는 가짜 교도소 실험을 실시하였다.
감방 3개와 처벌 독방까지 갖춘, 진짜 교도소와 똑같은 가짜 교도소였다.
그리고 신문광고를 통해 실험에 참가할 사람들을 뽑았다.
연구진들을 심리테스트를 통해 지원자 중에서,
가장 정상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을 뽑았다.
그리고 동전던지기를 통해 가짜 교도관과 가짜 죄수로 역할을 나누고 실험에 들어갔다.
그들은 이것이 가짜 상황이라는 것을 아주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첫날부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평범했던 참가자들이 진짜 죄수와 교도관들로 돌변한 것이다.
가짜 교도관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죄수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새벽에 깨워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침대를 빼앗고, 맨손으로 변기 청소를 시키는가 하면
성적학대까지 서슴치 않았다.
결국 실험은 단 6일만에 중단되었다.



도대체 왜 이런일이 생겼을까? 참가자 모두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들을 변화시킨 걸까?
짐바르도 교수는
"썩은 사과(개인)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썩은 상자(잘못된 상황)의
영향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
"
이라고 말한다. 우리 안의 폭력성, 악한 생각 등과 같은
인간의 본성이 어떤 상황 안에서 번쩍 눈을 뜨고 밖으로 튀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위의 실험과 사고들을 지켜보며 '나라면 안 그랬을텐데...'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자 오만이다.

"상황 밖에서 봤을 때 '나라면 안 그럴 텐데'라는 생각 자체가 굉장히 오만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상황 안에 들어가면 누구나 그럴 수 있습니다. 제일 위험한 건 다름 아닌 상황의 힘이 가진 무서움입니다."


위의 사례들을 보면 슬픈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스스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고 믿었던
인간들이 사실은 이토록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이 다소 충격적일 수 있다.
하지만 진정 인간은 상황에 지배를 받는 동물일까?

참고 : <인간의 두얼굴>, EBS 다큐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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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창조적 부적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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