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책은 당연히 읽어야한다고 모두가 이야기한다. 일주일에 한권정도는 읽어야 책 좀 읽는다는 소리를 듣고, 1년에 100~200권정도 읽으면 어디 가서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백 권, 몇 천권 읽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해 보인다. 후광이 비치고 그들의 말 한마디에 무게가 실리고, 내가 읽은 책의 권수가 밀리면 괜히 위축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그토록 많이 읽은 사람 중에도 바보들은 있다. 많이 읽어서 바보가 되는 것이다. 책 많이 읽었다고 자랑하는 사람한테 절대 기죽을 필요가 없다.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기 생각을 가지는 것‘이고, 독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그리고 목적 달성을 위해 독서라는 수단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사색'이다. 책을 읽고 나서 스스로의 사색을 통해 저자의 생각과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지 않는다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위험한 일이다.
독서만으로는 작가가 어떤 사상에 도달하기까지 힘들게 수고했던 운동량을 소화할 수 없다. 그 때문에 하루 종일 독서로 시간을 보내는 근면한 사람일수록 조금씩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게 된다. 항상 탈 것에 의존하면 마침내 걸어다니는 힘을 잃어버리는 현상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것이야말로 대다수 학자들의 실상이다. 그들은 지나친 다독의 결과 바보가 된 인간들이다. 틈만 있으면 책을 손에 드는 생활을 반복하다가 결국 정신은 불구가 되었고, 고유한 사색은 폐기처분되었다.
- <쇼펜하우어 문장론> 중에서 -
조정래 선생님은 한권의 책을 두고 읽는데 40%, 생각하는데 40%, 글로 쓰는데 20%의 시간을 쓰라고 했다. 책을 읽고 나서 읽은 시간만큼 스스로 사색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사색하지 않는 독서는 바보가 되는 길이다. 자기의 생각은 없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한 앵무새가 되는 것이다.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말자.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자기 생각을 가지는 것이 목적이고, 독서는 그러한 목적 달성을 위한 여러 수단 중의 하나일 뿐이다. 책 한권 읽지 않고 하나의 물음을 끝없이 물고 늘어져서 도를 깨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사색)하는 것이다.
책 많이 읽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한테 쫄지 말자. 권수는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이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 생각이 없는 사람은 몇 만권을 읽었다하더라도 정신적 환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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